[일문일답] 타글레 추기경, “벽을 세우지 맙시다. 우리 모두는 이민자의 피를 갖고 있습니다”


이민자들의 여정에 참여하는 ‘난민의 여정에 함께합니다’ 운동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오는 6월 17일부터 6월 24일까지 세계 행동주간으로 지내자고 제안한 것은 지난 9월 27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난민의 여정에 함께합니다’ 캠페인을 선포한 국제 카리타스다. 이는 본당에서 시작해 지역 공동체로 하여금 이주민들, 난민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면서, 그리고 연대의 구체적 방책들을 시행하면서 “만남의 문화”를 강화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필리핀 마닐라 대교구장 겸 국제 카리타스 의장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Luis Antonio Tagle) 추기경은 이 캠페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바티칸 뉴스와의 대담을 통해 개인사 안에서 이주의 경험을 밝혔다.

타글레 추기경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국제 카리타스와 프란치스코 교황님에게 있어 이주민들을 받아들이는 일이 왜 그렇게 중요합니까?

“이주 현상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시대는 이주를 강요받은 이주민들과 난민들의 수로 인해 드라마틱한 형상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국제 카리타스는 두 가지 이유로 이 계획을 세웠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인도주의적 특징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주는 하나의 현상이요 관념이며, 하나의 개념입니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이민자들, 곧 사람들이라는 현실이 놓여 있습니다! 하나의 현상에, 하나의 개념에, 인간의 얼굴을 부여하기 위해 우리는 이주민들을 맞아들여야 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신앙입니다.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난민들, 이주민들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가난한 백성들을 보살피셨고, 자유를 향한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자신을 외국인들, 이주민들과 동일시하셨습니다.”

‘난민의 여정에 함께합니다’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이 캠페인과 오는 6월의 세계 행동주간에 대한 추기경님의 희망 사항은 무엇입니까?

“‘난민의 여정에 함께합니다’는 국제 카리타스의 글로벌 캠페인입니다. 우리는 교황님께서 작년에 이 캠페인 선포식에 함께하셨다는 게 기쁩니다. 저는 또한 세상 곳곳에서, 그리고 지역 카리타스와 본당 카리타스가 존재하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이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고 기뻤습니다. 카리타스의 프로그램은 본당들에게 이주민들을 받아들이고 보호하고 통합하도록 독려했습니다. 우리는 오는 6월 ‘행동주간’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이 주간은 상징적일 뿐 아니라 효과적인 순간이 될 것입니다. 예컨대 마닐라에서는 이주민들과의 점심 식사만이 아니라, 외국에서 온 학생들과의 모임도 이뤄질 것입니다. 대학과 학교에서도 ‘난민의 여정에 함께합니다’가 있지요. (…) 이주민들과 공통된 우리의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의 형제자매들입니다!”

이주민들을 두려워하는 사람들과 이주를 중단시키려고 벽을 세우려는 지도자들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으십니까?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이주 현상의 복합성을 긍정적으로 보라는 것입니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지요. 두 번째는 이주민들을, 난민들을 만나라는 것입니다. 흔히 이주에 대한 두려움은 근거가 없습니다. 인간의 역사가 나 자신의 역사를 바라보는 내 눈을 뜨게 하고, 다른 사람들 안에서 나 자신을 볼 때 사고 방식이 바뀝니다. 이런 방식으로 같은 역사와 여행을 함께 공유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제 할아버지는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온 이주민이셨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주민의 피를 갖고 있어요! 이 공통된 역사를 잊지 말고, 모든 이주민 안에서 할아버지를, 할머니를 바라 보아야 합니다. 그들은 이방인들이 아닙니다. 내 형제들이요 자매들입니다.”

타글레 추기경님, 3년 전부터 추기경님께서는 국제 카리타스 의장이십니다. 이 경험에서 추기경님이 얻으신 것은 무엇인지요? 행복하신가요?

“의장으로 선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망설였습니다. 저는 준비가 되지 않았거든요. 국제 카리타스와 같은 글로벌 조직을 이끌 역량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앙으로 임명을, 선출을 수락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저에게는 지난 3년이 교육과 양성의 시간이었습니다! 국제 카리타스에 제가 적어도 몇 가지라도 기여했기를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저에게 가장 뜻깊은 체험은, 저에게 희망과 사랑의 가르침을 주신 카리타스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 덕분에 이뤄지는 저의 계속적인 양성과 교육입니다. 고통과 빈곤 가운데서도 남는 사랑이지요. 저는 카리타스의 의장이 아니라 카리타스의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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